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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생각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미뤘지만

by 로그진 2023. 8. 15.

  나에게 나에 대한 생각과 시간이 없다는 건 휴식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지 

  오늘은 간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휴식 중이다. 나에게 시선을 돌릴 때의 그 충만함과 평온함이란!

 

마비노기에 대하여

  요즘 언리얼 엔진이니 뭐니 마비노기에 대한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추억이 방울방울하며 그 때의 감정도 방울방울하니 옛날에 마비노기를 즐겼던 시절에 대해 써 봐야지. 

  햇수로 2년? 3년? 정도 즐겼던 것 같다. 당시 만났던 사람들(어느 동인 작가 팬카페였다)과 함께 시작했는데, 그 때도 사람들이 다 마비노기 하니까 난 안하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내 자캐, 오너캐인가? 에 아주 몰입해있었기 때문에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게임인 마비노기에 더욱 빠져들었던 것 같다. 14년 평생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것이 꿈이었던 사춘기 소녀에게 마비노기는 평생 갈 동료(길드원)과, 날 용사라고 불러줄 엔피씨들이 가득한 꿈의 세계였다. 당시 현실 세계에서 친구들과 갈등이 있었는데 잘 풀어내지 못했기에 나한텐 이 온라인 세계가 더욱 소중했다. 길드 사람들과 메인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가면서 더욱 돈독해졌고, 학원 끝나고 11시쯤 집에 오면 4시까지 마비노기에서 캠프파이어를 설치하고 수다를 떨다 자러 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렇게 2년을 보냈다. 

  4시까지 게임하다 학교 가면 조는 게 일상이라 성적은 많이 떨어졌고, 원래 약한 과목이었던 영어를 50점을 받았다. 그리고 엄마가 내 앞에서 날 잘못 키운 것 같다고 울었음.. ㅋㅋㅋ 어린 나는 많이 충격을 받았고(엄마 우는 걸 그날 처음 봤다.) 그날부터 게임을 끊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좀 물어봐주면 잘 풀렸을 텐데 굳이 그렇게 혼자 생각해서 딸 앞에서 울으셔야 됐나 싶지만 어쨌든 효과는 좋았다. 그날 이후로 그런 온라인 게임은 절대 안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래도 온전히 게임 세계에 빠져 행복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마비노기를 한다면 그렇게까지 빠져서 하진 않겠지만.. 아닌가? 어쨌든 행복했다. 사실 조금

하고 싶은데 좀 두려움. 시간을 많이 갈아넣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사랑했다...

회사원이 될 각오

  워홀vs회사원 되기를 오래 고민했었는데 방금 책을 읽다가 조금 답이 나왔다. 외국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치만 워홀은 부담스럽고 무서움. 회사원 생활은 무섭지만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버틸 수 있다면.. 엄마가 유학 비용을 대줄 수 없다고 선언했으므로 워홀 가서 빡세게 돈 모아야 하는 사실은 명확하다. 그리고 워홀 가려면 어학연수 가야함. 난 영어를 못하니까. 그래서 어학연수 가서 워홀 가서 유학 한 다음에 취직하는 거나, 한국에서 회사원으로 3년 정도 구르다 해외취업 하는 거나 시간은 비슷한 걸로 결론이 났다. 그렇다면? 경력이라도 쌓는 게 이득. 이라고 판단했다. 근데 회사원 했다가 힘들면 워홀로 탈주할거임. ㅋㅋ 회사원 해봤다가 탈주하면 빡세고 외로운 워홀 생활도 각오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한국에서 회사원 체험 1년 정도 할 시간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결론은 회사원이 될 각오가 조금 되었다. 나랑 안맞겠지만.. 어떻게든 해봐야지 일단은. 이라는 생각이다. 이게 정해져서 지금 마음이 좀 편함.

 

요즘 근황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또한 적응하고 있다. 주말을 쉬는 시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함. 그리고 주말에 나가기 싫어하기 시작하면서 매번 주말에 나랑 놀려고 나와준 잇팁이가 날 아주 좋아하는 거였구나.. 깨달음. 잇팁이가 주 4일을 그렇게 외쳐댔던 이유를 좀 알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닭꼬치 오마카세를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나는 여름 밤 생맥을 마시며 떠들고 놀던 그 느낌을 그리워했는데 이번에 오마카세집 분위기나 날씨나 여름밤의 그것이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 나 술 좋아했었지..싶었음. 여름이 가기 전에 친구를 꼬셔서 또 여름술집을 가볼 생각이다. 

  근황 말할 게 없네. 그냥 그렇게 잔잔하게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삶에 지금 만족함.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조만간 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며 오늘은 이만 줄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