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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꾸준하면 성공한다던데 남들도 다 꾸준하면 어쩌냐

by 로그진 2023. 7. 31.

  블로그를 안 쓴 지 10일이 넘었다. 일주일에 하나씩은 쓰려고 했는데^^.. 글감이 생각이 안나기도 하고 걍 일기장으로 왔다. 글감이 생각이 안날 수밖에 없는 게 요즘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학원도 다녀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게임도 해야 함. 무자비하게 온도를 내린 에어컨이 틀어진 카페에서 겉옷 챙겨 입고 시끄러운 사람들 사이에서 블로그를 타닥타닥 쓰던 게 옛날 같다. 그리고 옛날 같은 만큼 조금 그립기도 함. 

  몇 가지 변화가 생기긴 했다. 일단 잇팁이가 워홀을 진짜로 준비하고 있다. 그거 때문에 많이 심란했는데 지금은 많이 진정된 상태임. 오랜 친구를 떠나보내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죽으러가는거 아님) 심지어 떠나는 잇팁이는 너무 행복해 보여서 가지 말라고도 못하겠다. 나는 아쉽고 슬픈데 잇팁이는 별로 공감하는 눈치는 아니다. 이 포인트가 답답해 미칠 것 같았는데 이제는 받아들인 상태임. 떠나는 쪽은 남겨진 쪽을 이해 못한다. 아마 내가 떠났어도 그랬을 거다.

  옛날에는 '떠난다'는 말에 좀 발작을 했다. 나는 변화를 싫어하고 예전에도 그랬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인데 항상 상대방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변하는 동물인 것을... 어릴 때는 영원한 것, 변하지 않는 것에 좀 목매는 경향이 있었음. 왜 그랬냐고 물으면 어릴 때 봤던 투니버스 애니들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답하겠다. 어쨌든 떠나는 것은 항상 그들이었고 나는 항상 남겨졌다. 어릴 때는 그게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젠 나이를 먹긴 했나 보다. 변하는 것에 점점 적응하는 걸 보면. 

괜한 광공 컨셉이 아니었다

  새 친구들이랑 새 관계에 적응하고 있다. 트러블이 좀 있었는데 말로 잘 풀었다. 후에 알았는데 말로 풀 때 둘 다 인연 끊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다. 다행히 둘 다 서로를 약간씩 더 믿고 회피하지 않았기에 잘 풀 수 있었던 듯. 휴~ 지금 생각하면 조금 섬찟하다. 친구들 모두가 회피형인데 갈등 상황이 생기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끝에 끝에선 회피하지 않았다. 아니 그 전에 전조가 있었던 것을 회피했기 때문에 끝까지 온 걸까? 껄껄.. 어쨌든 잘 풀렸으니 되었다. 처음 팬과 스트리머로 시작한 관계에서 친구로 변하는 데 삐걱거리는 소리가 안 나는 게 이상하지 싶다. 

  나는 학원에도 적응하고 있다. 학원이 주 5일, 9시 시작이라 집에서 7시 반에는 나가야 한다. 그걸 3주 정도 하고 있자니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일단 학원 가기가 점점 싫어지고 정말 휴식하는 날이 없다고 느낌. 그래서 결국 금요일에 농구를 쨌다. 그러고 신나게 노니까 좀 돌아온 것 같다. 지금은 학원이 그렇게 가기 싫은 정도는 아니고 별 생각이 없음. 근데 회사 가면 최소 9-6를 주 5일 해야 하는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 너무 일 많이 해. 한번 각잡고 다들 주 5일제를 폐지하라고 시위 와르르 나오면 쉽게 바뀔 텐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별 기대는 없다. 

  저 주 5일 문제 때문에 회사에 적응하기 어떨까 싶기도 하고, 잇팁이가 한국 회사 욕하는 걸 주구장창 듣고 있자니 나도 외국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일단 취업은 해보고, 1년 정도 다녀 보고..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게 맞는 선택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외국 취업 희망하는 거 그냥 바로 나가는 게 빠른 것 아닌가? 그치만 엄마가 유학 비용을 대줄 수 없다고 선언했기에 돈이 필요하고, 그럴거면 한국에서 3,4년 정도 경력을 쌓아서 외국 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나. 근데? 영어를 내가 한국에서 할 수 있을까? 그럴거면? 외국으로 지금?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뭐가 옳은 선택일까? 차라리 누가 정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회오리치는 고민과 무거운 안정 사이에서 살고 있다. 요즘은 그렇다. 요즘은 그렇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