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

학원을 빠지면 안절부절 불안해하는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by 로그진 2023. 8. 1.

  오늘 학원을 빠졌다. 새벽에 깨서 디코방에 들어갔는데, 얘기가 재밌어서 1시간 정도 디코방에서 논 게 화근이었다. 6시 정도에 잠을 다시 청했고, 7시 20분 정도에 눈을 떴다. 바로 일어나서 준비해서 나가면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나는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에 기분이 아주 나빴고 삘이 왔다. 아 오늘 째는 날이다.

  쨀까 말까 쨀까 말까 3분정도 고민했고, 지금 이 기분에 몸을 맡기자.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바로 트위터(X)에 학원 짼다. 라고 글 썼고 잠을 청했다. 왜인지 정신이 조금 말똥했지만 무시했다. 그리고 학원에 가는 꿈을 꿨다. 

  ㅋㅋㅋ.. 학원까지 가는 장면은 스킵되고 수업도 다 들어서 결석처리를 면하고 학원 회식에도 가는 꿈이었다. 나는 아무래도 학원 가기를 싫어하기보다 학원을 가기까지의 그 과정이 싫나 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급히 준비를 해서 지하철을 1시간 타고 가는 과정이. 잠에서 깨니까 열시였나? 이른 시간이었다. 이거밖에 못 잘 거면 학원 갈 걸 그랬나. 부터 시작해서 진도는 어떻게 따라잡지. 선생님이 어떻게 생각할지(?)등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밥부터 먹었다. 그리고 어떻게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서 학원에 가지 않고도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낼지 생각했다. 

  생각을 열심히 했으나 생각만 함.. 디코방에서 놀면서 책을 좀 읽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떼잉 쯧.. <마음이 아니라 뇌가 불안한 겁니다>라는 책인데, 혹하는 제목에 목차를 보니 뇌 유형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근데 까보니 웬열. (앞부분만 봤지만)행복해지려면 행복한 생각을 하면 됩니다 식의 실망스러운 내용이라 책을 덮었다. 대가리가 꽃밭이면... 당연히 행복합니다. 

대가리 꽃밭이라도 행복하다면 OK 이지만..

  그러나 나는 그런 류의 사람이 될 수도, 되고 싶지도 않아서 책은 처분하기로 했다. 더 읽으면 더 좋은 내용이 나왔으려나 싶긴 하지만 아닌 건 아니란다

  블로그 쓰고 있는데 친구가 내가 오늘 얼마나 알차게 보냈는지 갑자기 읊어줌. 나는 오늘 스플래툰도 했고 S+승급전 직전까지 갔고 책도 읽고 수박주스도 시켜먹고 점심저녁도 잘 챙겨먹고 드라마도 봤다. 히힉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의 짐이 좀 덜어진 기분이다.

  어쨌든 학원 좀 빠진 것 가지고 꽤나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게 놀라워서 블로그를 쓴다. 다음에 학원을 빼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빠져도 학원 끝나는 시간까지 제대로 못 쉴 것 같으면 그냥 가는 게 나을까? 적어도 한 번은 더 이런 날이 올 것 같은데. 그냥 빠지고 고뇌하는 게 나을까? 어떤 게 더 나에게 나은 선택일까? 잘 모르겠다. 그날이 오면 또 직감에 따르겠지만... 참으며 살다가 나를 세심하게 돌보려니 어렵다. 이것도 경험이 쌓이면 좀 낫겠지.나을까? 나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