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
인생의 룰이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이며 성공(돈을 많이 버는 것)하려면 인생이란 게임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나는 중세 농노의 인생을 꾸려나가는 게임, 아그리콜라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인생도 룰이 있지 않을까? 직업 카드와 자원, 가족, 기타 조커 카드까지. 오늘은 인생을 보드게임이라고 가정하고, 아그리콜라를 기반으로 <인생>이란 게임의 룰과 공략법을 작성해 볼 것이다.
게임의 규칙
<인생>게임의 한 라운드는 2년이다. 모든 플레이어는 '부모님'카드를 먼저 뽑으며, '부모님' 카드에 귀속된 '재능','변이 유전자'카드를 가지고 시작한다. 카드의 개수는 모두 다르고, 개수가 정해지는 기준은 랜덤이다. 플레이어는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제비뽑기를 하여 카드의 수를 정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플레이 중 '학교','직업','자산' 카드를 구매할 수 있으며 시작 카드를 포함한 모든 카드는 발생하는 이벤트에 따라 언제든 파기될 수 있다. '부모님'카드의 등급에 따라 모든 플레이어는 다른 등급의 '이벤트' 카드를 매 턴마다 뽑는다. '이벤트'카드는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고,연령대에 따라 다른 이벤트 카드 팩을 사용한다. 플레이어의 말 개수만큼 식량은 매 턴 -2한다. 플레이어는 라운드 8부터 자식(다른 말)을 가질 수 있다. 자식을 가진 수만큼 매 턴에 이벤트 카드를 +1하고, 식량을 -2한다. 식량이 부족하면 부족한 식량 수만큼 빚 토큰을 가져온다. '부모님'카드의 등급에 따라 빚의 등급도 달라지며, 빚의 등급에 따른 비율로 빚은 매 턴 늘어난다. 빚은 후에 자산 토큰으로 청산할 수 있다.
첫 라운드는 '주사위'를 굴려 가장 숫자가 많은 사람이, 다음 라운드부터는 자산 토큰이 많은 사람이 선 플레이어가 된다.
모든 플레이어는 랜덤으로 라운드를 종료한다. 게임의 라운드는 종료하고 싶을 때 언제든 종료할 수 있으며 이벤트로 종료될 수도, 50라운드에서 종료될 수도 있다. 라운드가 종료된 플레이어는 점수표를 가지고 '행복'점수를 합산한다. ex)자산이 상위 10%이내면 +10점, 봉사 항목이 30 이상이면 +10점, '행복'이벤트당 카드에 적힌 점수 플러스, '불행'이벤트당 카드에 적힌 점수 마이너스 등.
자산 토큰 하나로 노력 토큰을 2개 대체할 수 있다.
행복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그 게임에서 승리한다.
게임의 세팅
<인생>은 선행 카드인 '재능','부모님','변이 유전자' 카드를 가지고 시작한다. '부모님'카드를 먼저 뽑고, '부모님'카드가 가지고 있는 '재능','변이 유전자'카드를 랜덤으로 랜덤 개를 뽑는다. 진행 카드는 초년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 카드 팩으로 나뉘며 5,20,30라운드를 기점으로 진행 카드를 변경한다. 한번 뽑거나 설치한 카드는 카드의 수명이 다 할 때 까지 가지고 있는다.
1. '부모님'카드에 따라 시작하는 말은 1개부터 여러개까지 다양하다. 부모님 카드는 게임의 전체 조건을 결정하고, 몇 가지 버프 효과를 준다.
1-1. 부모님 카드에 따라 매 턴 지급되는 식량이 0-무한대까지 달라진다.
1-2. 부모님 카드에 따라 매 턴 자산, 부동산, 형제 말이 0-무한대까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1-3. 부모님 카드는 최대 40라운드(한 라운드를 2년이라고 가정한다)까지 효과를 유지한다. 부모님의 효과는 나(플레이어)에게 상속될 수 있다.
1-4 부모님 카드에는 어린이집, 초등, 중등 학교가 정해져 있다.
2. 재능 카드는 플레이어의 직업 구매에 드는 '노력'비용을 절감하는 버프 효과를 준다.
3. 변이 유전자 카드는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지병과 같은 디버프 효과와, 키,외모 등의 유전자 요인이 포함된다.(키,외모가 상위 10%이상이면 행복 점수+5점이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자산 토큰과 노력 토큰으로 진행 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 '아이템'카드, '직업'카드, '학교'카드, '친구'카드가 이에 해당한다.
1. 모든 '아이템' 카드는 각각의 버프 효과를 갖는다. 단, '비교'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세 플레이어의 등급(아이템을 못 가진 경우 포함)에 따라 게임 종료 시 계산할 행복 점수를 -5의 배수로 깎는다.(가장 높은 아이템을 가진 자가 +0점) 자산 토큰으로 '아이템'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 턴을 한번 더 하게 해주는 자동차, 노력 행동시 +의 노력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집 등이 이에 해당한다.
2. '친구'카드는 랜덤으로 직업이 정해지며 각각의 수명 또한 정해져 있다. 친구 카드는 고유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카드에 적힌 수만큼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3. '직업'카드는 노력과 자산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직업은 일정 등급의 학교 카드가 필요할 수 있다.
4. '학교'카드는 노력과 자산 토큰에 더해 '주사위'를 굴려 일정 이상의 숫자 이상이 나왔을 때 구입할 수 있다.
게임의 진행
모든 플레이어는 7라운드까지 매 턴마다 이벤트 카드를 뽑는 것을 제외하고 '아무것도'할 수 없다. 오로지 부모님 카드의 효과로 식량이 쌓이거나, 빚이 쌓이거나 할 수 있다. 부모님 카드에 따라 어린이집,초등,중등 학교까지 진학하여 해당 학교의 버프나 디버프를 받을 수 있다.
7라운드 이후로는 플레이어는 여러 행동을 할 수 있다. 자산 수집, 학교 카드 구매, 직업 카드 구매, 자원 수집(노력 등)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 턴에 말의 수만큼만 행동을 할 수 있다.
플레이 중 자산 토큰은 다른 플레이어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
사실 정말 열심히 룰을 작성해보면서 느꼈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게임이다. 정말 이게 보드게임이었다면 운빨 망겜 밸런스 망겜이라며 침을 튀기며 욕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소화된 부분이 있지만 분명 이 <인생> 보드게임은 우리네 인생을 꽤나 잘 고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플레이 전략을 세워야 할까? 내가 뽑은 선행 카드와 현재의 게임 진행 상황을 살펴보자.
내 '부모님'카드는 2장, '영세 자영업자' D급, '재능있는 영세 자영업자'D급 카드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카드다.(가끔 컨텐츠에 부모님 언급을 박하게 했다며 나를 패륜아로 모는 사람들이 있어 첨언하자면, 나는 부모님을 아주 사랑하며 우리 부모님이 매우 훌륭하게 나를 키워내셨다고 생각한다.) 변이 유전자 카드는 그닥 눈에 띌 게 없으니 넘어가고, '재능'카드를 '창조'(A급)카드, '좋은 두뇌'(B급)카드, '자아성찰'(A급) 카드 등을 가지고 있다. 주의해야 할 디버프 카드는 '자아비대'(F급), '우울증'(D급) 카드 정도다.
총평은 이만하면 괜찮은 카드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14라운드 동안 '집안몰락(F급)'이벤트로 큰 손실이 발생하는 등 산전수전을 겪어왔으나 이미 뽑은 카드를 어쩌겠나, 중요한 건 지금부터의 수인데.
내가 많이 사용하는 보드게임의 전략은 가진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가진 디버프는 어쩔 수 없다. 디버프가 너무 크면 빨리 없애는 걸 중심으로 플레이하겠지만 '자아 성찰'카드로 '자아 비대'와 '우울증'카드의 디버프 효과는 많이 상쇄되었다.(이걸 위해 1라운드 동안 회복에만 집중했다) 이제는 공격적으로 장점을 발휘할 차례다.
'재능'에 있는 '창조'카드를 활용하여 '직업'카드를 구매한다. '유튜버'카드를 구매하였으나 유튜버 카드의 특성, 매 턴마다 '주사위'를 굴려 해당 수만큼 자금 지급하는 것에 주사위가 연속 2가 나왔으므로 일정 이상 소득이 없을 시 발효되는 '우울증'디버프가 심화되어 '유튜버'전략을 실패했다. 입이 쓰지만 어쩔 수 없다. 고작 1턴 지났으니까.
나는 '창조'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다음 직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우울증'특성 중 '무직 시 디버프'항목이 꽤나 발목을 잡기 때문에 즉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카드 중 가장 빨리 얻을 수 있는 '대한민국 디자이너'카드를 얻기로 한다. 따라서 나는 이번 턴 동안 학원을 다니고, 직업을 얻고, 일을 하는 걸로 전략을 세웠다.
'창조'카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주사위가 잘만 나오면 괜찮은 등급의 디자이너 카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잘 나오면 '부업' 또는 '영어공부' 행동에 투자하고, 못 나오면 '이직'행동에 투자한다. 어쨌든 턴 수를 확보하여(워라밸이 지켜지는 회사에 가서) 내가 가진 '창조'의 재능을 더 많이 써먹을 수 있는 경로로 갈 것이다.
사실 이 게임은 워낙 변수가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길게 전략을 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 2-3턴 앞의 경우의 수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일어나버린 이벤트에 눈길을 주지 않는 것. 빠르게 몰아치는 다음 라운드에 시선을 두고 다음 수를 생각하는 것. 쓸데없는 '비교'이벤트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비교'이벤트는 많을수록 좋지 않다)놓친 수를 생각하지 않는 것.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고 이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선행 카드는 무엇이고 그걸 활용해서 어떤 전략을 펼쳐 나갈 것인가? 어떤 카드든 최대한의 행복 점수를 얻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