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안 현명한 사람

로그진 2023. 6. 24. 17:47

  요즘은 책을 읽고 있다. 클루지,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완전한 행복, 몰입 등을 읽고 있는데 마음에 딱 꽂히는 책이 없다. 역행자를 읽을 때에는 뭔가 마음이 불타오르는 게 있었는데. 다 읽어버려서 그런 걸까. 지침서가 없어진 느낌이다. 물론 역행자에서 가르치는 2시간 글쓰기 2시간 책읽기의 지침을 실천하면 되는데, 그런데 책들이 너무너무 재미가 없다. 

  역행자에 따르면 배우려는 분야의 책을 적어도 3-4권은 읽으라고 적혀 있다. 나도 이에 동의하고. 그런데 문제는 진짜 졸라게 재미가 없다. 역행자를 읽을 때는 열정에 가득차 지루해도 읽을 만 했는데. 하.. 어쩌다 역행자무새가 된 걸까? 자청(역행자 작가) 이새끼 나한테 무슨 짓을.. 자청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역행자가 내 열정에 많은 장작을 넣은 것은 분명하다. 아니다. 어쩌면 자기개발서가 다 그런 걸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때 자기개발서만 미친 듯이 읽던 적이 있다. 17세쯤. 그래.. 자기개발서가 내 취향에 맞기는 한가 보다. 그대로 따르면 인생이 술술 풀릴 것 같은 느낌이 좋다. 방향이 없는 인생에 누군가 이리로 가면 다 잘 풀릴 거야. 하는 느낌이다. 

  역행자가 말하는 2시간 책읽기가 이렇게 빡셀 줄은 몰랐다. 아니 2시간 책읽기는 안 빡세다. 2시간 글쓰기도 안 빡세다. 나는 하루에 2시간 이상 책읽기를 하고 싶어하기에 빡센 거다. 그치만..!!그치만!!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책을 많이 읽어서 뭔가 통달해보고 싶다. 근데이제 재미가 없지. 

  재미가 없는데 무엇을 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당연하다. 인간은 쾌락지침을 따르기 때문이다.(클루지 내용) 클루지를 최대한 많이 읽어봤는데 크게 이득을 볼 내용은 건지지 못했다. 인간이 왜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지 기술하고, 예시를 들고, 또 예시를 들고... 인간이 걱정이 많은 이유는 클루지라는 거 딱 하나 건졌다. 그래서 걱정이 들 때 이건 클루지야 하고 끊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제는 농구를 하러 갔는데, 가기 전에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이상한 사람들이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이 들었다. 근데 이건 클루지야 하고 끊어냄. 나는 내가 걱정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이면 다 그렇댄다. 아 클루지를 보면 사람들이 '다 그렇다'라고 하는 몇몇 특징들을 알 수 있다. 나는 내가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하므로 그런 포인트를 잘 모르는데, 여기 책에서 기술해줘서 몇몇 특징을 새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다들 걱정을 많이 한다. 사람들은 다들 미룬다... 등등. 나만 이상한가 하고 고민해왔던 특징들을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게 현명한 사람이 되는 과정일까? 책을 아주 많이 읽고 5%정도를 내 걸로 만드는 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글로 쓰니까 클루지를 읽느라 아등바등했던 것이 그리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생각이 든다. 

  요즘은 디자인 유튜브를 자주 본다. 사람들이 만든 포트폴리오를 전문가인 유튜버가 피드백해주는 그런 식. 나는 아직 디자인의 디도 모르는데 전문가가 피드백 하는 걸 보면서 맞아맞아 하고 있다. 내 포트폴리오는 어떤 모습일까? 일단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익숙한'방식으로 갈 예정이다. 사람들은 친근한 걸 보면 좋아하고 그걸 더 우수하게 여긴다고 클루지에서 말했음. 그리고 유튜브를 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생각을 많이 해 봤는데, 역시 사람들 눈에 익숙하고 친근해 보이는 걸로 다가가는 게 최고인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트폴리오/컨텐츠는 이렇다.

  1. 보기에 익숙하고 친근해야하는데

  2. 그 카테고리 안에서 '살짝'달라야 함. 아주 똑같으면 안됨.

  이걸 유튜브 시작할 때 알았으면 2년 동안 아주 다른 행보를 가지 않았을까 싶다. 근데 나는 고집이 고집이라 한번 이렇게 꺾여봐야 납득할 것 같긴 하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본인의 예술을 표현하지 못해서 당황한다고 들었다. 아마 내가 디자이너부터 시작했으면 타격이 클텐데 이렇게 유튜브로 한번 꺾이고 시도하니까 얼마나 현명한가. ㅋㅋ! 모르겠다. 포트폴리오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아직 학원 개강도 안 했는데 이렇게 걱정하는게 웃기긴 하지만.. 아니 안웃김. 이건 클루지니까 다들 걱정할거임. 

  일기를 재밌게 쓰고 싶었는데 오락가락하다. 모쪼록 보시는 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기를..